직장인들의 여가 문화가 변하고 있다. 여가활동 시간대가 바뀌면서 여가 문화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하루 종일 회사에 발이 묶여 있는 직장인들에게 여가 시간은 주로 출근 전과 퇴근 후였지만 최근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처럼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혹은 간단히 해결하고 개인적인 볼일을 보는 이들을 이른바 '런치투어(lunch tour)족'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런치투어족'에게 이 자투리 시간은 새로운 시간을 설계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간이다. 관공서나 은행 등 평일 낮에만 볼 수 있는 간단한 업무를 보기도 하고 쇼핑을 하기도 한다. 운동과 요가, 마사지 등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동호회 활동이나 학원 수강 등으로 알찬 시간을 보낸다. 공부하는 직장인인 '샐러던트(saladent)'도 대개 런치투어족이다. 잠이 덜 깬 채 듣는 새벽반보다는 점심반 수업을 듣는 직장인이 많고 온라인 강의도 이 시간대에 많이 이용된다. 또한 가사에서 손을 놓을 수 없는 맞벌이 여성들에게는 귀중한 가사 시간이 되기도 한다. 퇴근하여 저녁식사를 준비하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점심시간에 미리 장을 봐 둔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회사 측에서도 직원들이 점심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런치문화 강좌를 운영해 직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식품 업체에서는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서 아이디어 연구를 하기도 한다.
런치투어족들을 겨냥한 관련 업체들의 마케팅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상당수의 런치투어족들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김밥, 삼각 김밥, 샌드위치 등의 테이크 아웃 음식을 애용하는데 패스트푸드점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런치 메뉴는 아주 인기가 많다. 일부 스포츠센터, 피부 관리실, 은행 등에서는 런치투어족을 위해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 두기도 한다. 한 기업에서는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에 가볍게 공연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매주 목요일에 합창, 비보잉, 세계 민속 공연 등을 선보여 문화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아침과 저녁은 물론이거니와 과거 버려진다고 생각했던 점심 때의 짧은 시간까지도 활용하는 것이 최근 직장 여가 문화의 경향이다. 여러분의 점심시간은 어떤가. 런치투어족들처럼 우리도 자신만의 멋진 점심시간을 디자인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