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속에는 우리도 잘 모르는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이러한 생활 속 과학은 이미 오래 전 삶의 방식에서부터 유래된 경우가 많다. 온돌방에 앉아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먹고 김칫독을 땅에 묻었으며, 아이를 낳으면 금줄을 쳤던 한국의 풍습, 그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알아보자.
겨울이 시작될 무렵 선조들은 김장 김치를 옹기에 담아 땅에 묻었다.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성분의 변화가 일어나 맛이 변하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오래 저장하면서 신선한 맛을 유지하려면 영상 5도에서 10도 사이에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한데 선조들은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여름에는 김칫독을 우물이나 냇물에 담가 두어 시원하게 하였고 겨울에는 땅에 묻어 김치가 얼지 않게끔 한 것이다. 이러한 저장 방식을 적용하여 일 년 내내 김치 맛을 일정하게 유지시킨 것이 바로 김치 냉장고이다.
전통 사회에서는 아기를 낳기가 무섭게 대문에 금줄을 쳤다. 금줄은 아기가 태어난 것을 알리고 외부사람이나 나쁜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금기였다. 아들이 태어나면 새끼줄에 고추, 숯 등을 달고 딸이 태어나면 숯, 솔가지, 흰 종이 등을 달아 두어 아기의 성별을 알렸다. 숯은 나쁜 기운을 흡수하고 흰 종이는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빨간 고추는 귀신을 쫓는다고 생각하였다. 솔가지를 끼우는 것은 아기가 커서 바느질을 잘하라는 의미이다. 금줄을 치는 기간이 삼칠일, 즉 21일인 것은 아기와 산모의 면역력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기를 낳은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에서 삼칠일 동안 산후 조리를 한다. 그리고 숯은 공기 정화, 해독 작용, 탈취 효과 등의 효능이 입증되어 가습기나 탈취제, 전자파 차단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온돌도 과학의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것이다. '따끈한 아랫목에 지져야 몸이 개운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은 온돌을 사랑한다. 온돌은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열기가 바닥에 깔린 구들을 지나면서 방 전체가 따뜻해지는 한국 고유의 난방법이다. 온돌을 만들 때 보통 아랫목에는 두꺼운 돌을 놓고 윗목에는 그보다 얇은 돌을 놓는데 이것은 아랫목에 열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도록 하고 열이 덜 가는 윗목은 빨리 달구려는 목적이 있다. 온돌의 과학적 원리는 고층 아파트, 침대 문화가 자리 잡은 오늘날까지도 보일러식 난방, 돌침대, 돌소파, 온돌 매트, 찜질방의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무심코 사용하는 물건들 속에도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에 의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과학적인 선조들의 삶의 방식, 그것이 오늘날의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떤 원리가 숨어있는지 지금부터라도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