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말이라는 단어다. 한국어에서 말은 "말하는 말"도 되고 "타는 말"도 된다. 말(馬)은 발이 네 개나 있어서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 그런데 발이 하나도 없는 말(言)은 그보다 더 빨리, 더 멀리 간다는 뜻이다. 천 리는 약 사백 킬로미터다.
지수의 경험이다. 월요일 아침, 지수는 짝꿍에게만 조용히 말했다. "나 사실 가수가 되고 싶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옆 반 친구가 와서 물었다. "너 가수 오디션 본다며?" 저녁에는 심지어 엄마도 알고 있었다. "우리 딸이 가수가 된다고 온 동네가 시끌시끌하던데?" 반나절 만에 비밀이 천 리를 간 것이다.
이 속담은 두 가지를 가르친다. 첫째, 남의 이야기를 옮기지 마라. 내가 옮긴 말은 반드시 더 멀리 날아가는 법이다. 둘째, 비밀을 지키고 싶다면 애초에 말하지 마라. 한 사람에게만 한 말도 이미 세상에 놓아준 새와 같다. 다시 되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