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사는 십이 년 동안 같은 노선을 운전했다. 아침 다섯 시 사십 분에 첫차가 출발한다. 마지막 차는 밤 열한 시에 들어온다.
그의 버스에는 규칙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몰랐다. 김 기사만 알았다.
그는 매일 타는 사람들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중 몇 사람에게는 문을 삼 초 더 늦게 닫았다.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 짐이 많은 시장 아주머니. 목발을 쓰는 고등학생.
삼 초. 그것뿐이었다.
다른 기사들은 시간표를 지켰다. 그것은 잘못이 아니다. 규칙에 불과했다. 김 기사도 시간표를 지켰다. 다만 그 삼 초를 어디선가 다시 찾았다.
십이 년 후, 김 기사가 퇴직했다.
회사는 작은 인사 자리를 만들었다. 사무실에 의자를 열 개 놓았다. 그날 이백 명이 왔다.
목발을 쓰던 학생은 이제 스물여덟 살이었다. 회사원이 되어 있었다. 시장 아주머니는 편지를 읽었다. 손이 떨렸다. “기사님은 매일 우리를 기다려 줬어요.”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했다. 신문에도 작은 기사가 나왔다.
김 기사는 그날 짧게 말했다. “저는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문을 조금 늦게 닫았을 뿐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렇게 많은 분이 와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집에 돌아온 김 기사는 계산을 해 봤다. 하루에 삼 초씩, 열 명. 십이 년. 약 삼십 시간이었다.
삼십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사흘도 되지 않는다. 숫자로 보면 아주 작은 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삼십 시간 안에 이백 명의 하루가 들어 있었다.
작은 일은 작은 일일 뿐이다. 그것이 십이 년 동안 반복되기 전까지는.